http://bbs.kldp.org/viewtopic.php?p=217777#217777
소스 짜는 밤 / skymedusa
헤더가 인클루드된 소스에는
에러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소스 위에 주석을 다 붙일 듯 합니다.코드 속에 하나 둘 읽혀지는 함수를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요통이 오는 까닭이오,
어제 라면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코드의 에러가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별 하나에 선언과
별 하나에 널값과
별 하나에 할당과
별 하나에 사용과
별 하나에 에러와
별 하나에 디버그, 디버그,어머님, 저는 에러 하나에 아름다운 욕 한 마디씩 갈겨봅니다.
회의때 기획안을 같이 냈던 동기들의 이름과,
갑, 을, 병 이런 고용주들의 이름과 대리, 팀장, 과장, 부장, 사장, 기획팀, 인사팀, 이런 원수의 이름을 불러봅니다.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월급날이 아슬히 멀듯이,회장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골프장에 계십니다.나는 무엇인지 지겨워
이 많은 주석이 쓰인 코드 위에
욕 한마디를 써 보고,
Delete로 지워버리었습니다.딴은 밤을 새워 일하는 개발자는
부끄러운 에러를 슬퍼하는 까닭입니다.그러나 개발이 끝나고 나의 프로젝트에도 완성이 오면
마이너스 통장에 월급이 들어오듯이
내 이름자 묻힌 CREDIT 화면에도
자랑처럼 칭찬이 무성할 게외다.
별 헤는 밤 /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오,
내일 아침이 남은 까닭이오,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소녀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히 멀듯이,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우리도 도전해 보아요~ ㅋㅋㅋ
정말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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