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예수의 고통에 동참하겠는가

나보고 보지말란 소리군.. ㅎㅎ

괜히 기분 나빠질 바에야 포기해야겠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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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예수의 고통에 동참하겠는가

종교적 엄격함을 현대적 폭력으로 포장한 예수 최후의 12시간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김은형 기자/ 한겨레 문화부 dmsgud@hani.co.kr

개봉 전부터 격렬한 반유대주의 논쟁을 일으키며 2월25일 북미지역에서 개봉했던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4월2일 국내개봉한다. 이 영화의 각본, 감독, 제작을 맡은 배우 멜 깁슨이 2500만 달러의 사재를 털어 만든 이 영화는 북미 개봉에서 닷새만에 1억2520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는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을 간단히 제압하는 기록으로 적어도 흥행에서는 ‘예수의 기적’이 일어난 셈이다.

필리핀과 함께 아시아에서는 ‘유이’하게 기독교권 국가로 분류돼 이 영화를 상영하게 되는 우리나라 극장가의 반응은 어떨지 자못 궁금하다. 일단 반유대주의 논쟁이 바다를 건너 이곳까지 도착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반응은 대체로 세가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신심 두터운 기독교인들에게 이 영화는 분명 특별한 영적 경험이 될 것이다. 영화적 호기심만으로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는 지루한 두시간이 될 공산이 크다. 마지막으로 특정종교에 얽매이지 않고 종교를 주제로 10분 이상 대화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몹시 불쾌한 기억이 될 것같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그들과 우리들이라는 명백한 선을 긋는 영화다. 멜 깁슨이 ‘우리편’의 신앙심 고취를 위해 만들었다면 성공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편’과의 소통도 의도했다면 명백한 실패다.

알려져있다시피 이 영화는 예수의 지상에서의 마지막 12시간을 담았다. 최후의 만찬 직후 게세마네 동산에 올라가 드리는 기도에서 유다의 배신으로 인한 체포, 유대교 제사장을 비롯한 바리새인들의 분노와 로마 병사들의 고문, 십자가에 매달리기 까지의 과정이 신약성서 네편을 바탕으로 ‘재현’된다. 간간이 과거에 대한 회상이 플래쉬백되기는 하지만 맥락이나 배경을 거두절미한 채 영화는 마지막 열두시간에만 철저하게 몰두한다. 멜 깁슨이 스스로 밝힌 것처럼 이 영화의 목표는 성서의 사실적 재현, 그를 통한 예수의 고통에의 동참이다.

그러나 ‘사실적 재현’이 ‘역사적 진실’과 얼마나 닿아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영화가 보여주는 것의 80%는 멍들고 찢기고 부서지는 예수의 육체다. 나무몽둥이에서 쇳조각 달린 채찍으로 옮겨가며 예수의 등을 후벼파 뚝뚝 떨어지는 살점을 영화는 천천히 보여준다.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줄 필요가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것이 긴 시간 이어지면서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은 슬픔 이상, 사실은 공포다. 이것은 미국의 상업텔레비전이 유색인종을 주인공으로 한 강력사건들을 반복해 보여주면서 유색인종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감을 심는 것과 실은 비슷한 이치다. 예수가 우리를 위해 이렇게 희생하셨다는 설득을 하기에는 극도로 잔인한 화면들이 너무나 위협적으로 느껴진다는 것이 문제다.

재현의 사실성 부분도 의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로마병사가 예수를 고문하면서 그렇게 몇시간 동안 정신나간 사디스트처럼 깔깔 웃었을까? 십자가를 진 예수가 쓰러지는 장면을 각기 다른 카메라 위치에서 네 다섯 번 반복하는 건 과연 사실적 재현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뒤집어 생각해보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가장 고전적인 소재를 가장 현대적인-자극적이고 폭력적이라는 뜻에서- 방식으로 담아내 종교적 엄격함을 취하며 동시에 현대인들의 자극반응 역치를 한단계 더 올려놓은 영악한 ‘요즘’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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